안녕하세요, 이상혁입니다

�🚀 빠른 학습과 진짜 경험 사이에서 균형 찾기

🚀 빠른 학습과 진짜 경험 사이에서 균형 찾기

2026년 2월 23일

🤔 작성하기 전

기술 블로그를 꾸준히 작성하면 좋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지만, 사실 기억에 남는 경험이거나 쓰고 싶은 느낌이 오지 않으면 굳이 써야 하나 싶었다. 게다가 요즘 나는 블로그보다 OpenClaw와 자동화에 푹 빠져 있다. 미니 PC 한 대를 들여놓고 나만의 재테크·생활 비서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동화 시스템도 AI와 대화하며 함께 만드는 것이라, 정작 내 머릿속에는 기억이 잘 남지 않는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내가 체감한 트레이드오프를 솔직하게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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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생활에서 찾아낸 편리함

OpenClaw와 자동화 기술로 나만의 비서를 만들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까지는 조회 기반 기능들 위주로 구현해두었다. 여기서 조회 기반이란, 데이터나 컴퓨터 비전을 활용해 AI가 정보를 읽고 요약하거나 리포트를 만드는 수준을 말한다. 등록이나 결제까지 자동화하려 했지만, 보안 사고 사례들을 접하면서 아무리 권한을 제한해도 불안한 부분이 있어 해당 영역은 제외했다.

현재 내 비서가 할 수 있는 기능들은 다음과 같다.

  • 매일 최신 핫딜과 IT 트렌드를 텔레그램으로 수신
  • 부모님이 이마트 가기 전,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전단 행사 품목과 할인 여부 음성 안내
  • 이마트 전자 영수증을 캡처해 구매 품목을 자동으로 엑셀에 저장
  • 배달의민족에서 진행 중인 쿠폰 목록을 텔레그램으로 수신
  • 보유 주식의 일별 정보 자동 리포트
  • 모의투자 + 강화학습을 활용한 일별 수익률 예측 기능 (구현 중)

이 기능들은 단순히 프롬프트 하나로 동작하는 게 아니라, 특정 도메인에 집중하는 에이전트(Agent) 를 만들고 거기에 맞는 스킬(Skill) 을 직접 구현해 붙인 구조다.

Telegram으로 Agent한테 답변받는 장면

Telegram으로 Agent한테 답변받는 장면

✅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자신감 뿜뿜!

AI가 본격화되기 전에는 프론트엔드 실무에만 집중하다 보니, 백엔드·데이터·AI 같은 다른 분야에 발을 들이기가 부담스러웠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데다,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도 진입 장벽이었다. 그런데 AI가 등장하면서 낯선 분야의 지식을 짧은 시간 안에 쉽게 흡수할 수 있게 됐고, 실무적인 접근도 훨씬 수월해졌다.

최근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중국어 기반의 음성 봇 디바이스를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을 했다. 기본 제공 클라우드 대신 집에 있는 미니 PC 서버를 쓰는 게 보안상 낫겠다고 판단했고, 그러려면 커스텀 펌웨어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하드웨어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설명서 하나만 들고 AI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원하는 부분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단계별로 상세하게 안내해줬다. 마치 내가 만능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음성 봇 디바이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음성 봇 디바이스

🛑 AI 맛에 너무 빠져버려 놓쳐버린 내 루틴

AI를 쓰면서 가장 놓치기 쉬운 게 바로 결과물 검토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는 개념을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 AI가 학습 데이터와 달리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는 현상이다.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지만, AI를 쓰는 이유가 모르는 분야에서 답을 찾기 위해서인 만큼 이 부분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다. RAG 같은 보완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근본적인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코딩 측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Auto Accept 기능을 켜놓고 코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능 자체는 동작했지만 내가 직접 코드를 수정해야 할 때 난감한 상황이 여러 번 생겼다. 프로젝트에 이미 있는 공통 유틸 함수를 활용하지 않고 새로 만들어버리거나, 내가 요청한 범위를 넘어서 기능이 알아서 확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코드를 짜기 전에 매번 검토 단계를 넣으면 빠른 생산성이라는 AI의 강점이 반감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브랜치 단위로 기능을 잘게 나눠서 구현하고, PR 검토와 머지는 내가 직접 하는 프로세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AI에게 속도를 맡기면서도 코드의 방향성은 내가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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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

AI 덕분에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 수 있었고, 생산성도 확실히 높아졌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에서 내 경험치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었다. 코드를 이해하기보다 수용했고, 문제를 풀기보다 맡겼다.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이 쌓일수록 내가 직접 쌓은 기억은 점점 옅어졌다.

이걸 깨달은 순간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 있었다.

“AI 덕분에 낯선 분야를 빠르게 배웠는데, 그 과정을 글로 남기면 어떨까?”

그래서 시작하려는 것이 바로 “몰라서 배웠습니다” 시리즈다.

몰라서 배웠습니다 시리즈 커버

몰라서 배웠습니다 시리즈 커버

하드웨어, 백엔드, 데이터, AI —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원래라면 선뜻 발을 들이기 어려웠던 분야들을 AI와 함께 탐험하면서, 그 과정에서 부딪히고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시리즈다.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에 쓰는 게 아니라, 모르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 자체를 담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하면 세 가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기록을 통한 진짜 내 경험으로 만들기: AI가 대신 해준 것들을 내 언어로 소화하면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
  2. 꾸준한 글쓰기 동기 확보: “뭔가 배웠다”는 느낌이 올 때마다 소재가 생기기 때문에 억지로 쥐어짤 필요가 없다.
  3. 다양한 기술 분야로의 자신 있는 확장: 직접 글로 정리하면서 각 분야에 대한 이해가 단단해지고, 다음 도전의 발판이 된다.

AI 덕분에 만능이 된 것 같다고 했지만, 사실 그건 착각이었다. 진짜 실력은 내가 직접 부딪히고 기록하는 과정에서 쌓인다. “몰라서 배웠습니다” 는 그 과정을 놓치지 않기 위한 나만의 장치다.